추천사: 야간근무

인권해설

지난 5월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씨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이 눌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Black Lives Matter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미국과 전 세계에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의 반응은 다양했다. 이번 사건으로 흑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여전히 매우 심각하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함께 분노하고 동참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 사건을 한국과는 아직 거리가 먼 일처럼 여기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북미나 유럽에서 온 백인 이주민에게는 다양한 한국 문화에 대한 반응을 묻고 토론하는 컨텐츠가 각종 방송과 유튜브에 넘쳐나는 반면,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서 온 이주민은 ‘불법체류자’이거나 ‘불쌍한 사람’으로만 이야기되는 한국 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이 사건과 얼마나 멀리 있을까. 

이주민을 이렇게 우리 안의 철저한 타자로만 대하는 인식 자체가 인종 차별의 근원이라는 생각이 한국 사회에서는 더 많이 이야기 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야간근무>는 한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인 이주노동자 린과 한국인 노동자 연희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우리 사회의 이런 생각들을 거울처럼 비춰준다. 한국에서 호주로, 자신처럼 이주민으로서의 삶을 준비하는 연희와, 떠나는 연희에게 린이 건네는 말들이 이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기를 바란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린과 연희의 이야기는 곧 나의 이야기로 다가올 것이다.

 

나영(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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