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황제의 새 옷

인권해설

지난 1994년 1월 1일 발효된 나프타는 무역장벽과 노동 및 환경적 제한조치를 제거하기 위해 미국의 주도로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한 3국간의 자유무역을 위한 조약이다. 자유무역의 옹호자들이 나프타가 미국에는 해마다 20만 건의 새로운 일자리, 멕시코에는 높은 임금, 국경지역의 환경개선 등을 약속했지만, 이것들 가운데 실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1998년 12월 미국의 시민운동단체인 Global Trade Watch는 94년에서 99년까지 5년에 대한 나프타의 성적을 F학점으로 처리했다. 고용, 농업, 환경, 공공보건, 미국과 멕시코의 생활수준, 멕시코의 경제발전과 생활수준, 경제주권과 민주주의, 마약과 밀수, 노동 및 환경 부속협정 등의 모든 세부항목에서 역시 F학점의 평가가 나왔다. 지난 93∼96년간 미국의 노동자들은 나프타로 인해 39만4천8백35개의 일자리를 잃었고 실질임금은 4%나 감소했으며, 이는 특히 멕시코 접경지역에서 더욱 심하다. 이 지역의 실업률은 93년 10.4%에서 98년 13.5%로 늘어났고, 미국내에서 최저 개인소득순위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접경지역에서 악덕기업에 의한 폐기물의 투기가 급증하여 이 지역의 환경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다. 한편, 저임금 착취노동으로 악명높은 멕시코 마킬라도라 지역의 공장에 고용된 노동자의 수는 94년 54만6천4백33명에서 98년 4월 98만3천2백72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렇지만 마킬라도라 지역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일당 3.40달러 이하를 버는 멕시코인의 숫자는 93년 620만명에서 97년 7백77만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마킬라도라의 노동자들은 미국의 제조업 생산직 노동자들이 시간당 17.70달러를 받는데 비해, 시간당 겨우 1.21달러를 벌고 있을 뿐이며,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하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한 기본적 권리마저 철저히 탄압받고 있다(한영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하라).

<원영수/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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