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퓨마의 딸

인권해설

1992년 노벨평화상의 수상자는 과테말라의 여성 인권 운동가인 리고베르타

멘추(당시 33세) 씨였다. 당시 노벨위원회가 멘추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그가 인디언 원주민의 권익 옹호와 사회 정의 실현에 기여해 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1981년 군사 정권의 박해를 피해 멕시코로 망명한 멘추는 본인 스스로가 과테말라 군사 정권하의 최대 희생자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는 1980년 군부의 탄압에 항의하다 불에 타 죽었고, 어머니와 16세의 남동생도 얼마 후 살해당했다. 어머니와 동생의 죽음은 부친의 저항에 대한 과테말라 당국의 보복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멘추는 ‘원주민 권익 투쟁’이라는 단체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수백 차례

의 국제 회의에 참석했으며, 이를 통해 과테말라 인권 유린의 실상을 전세계에 고발해 왔다.

과테말라는 남미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군사 독재 치하에서 숱한 인권 유린을 겪은 나라이다. 군사 정권은 수많은 원주민들을 고문·살해

했으며, 그 과정에서 실종된 사람의 숫자도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따라서 1986년 30여 년간의 군사 독재를 끝내고 민간정부가 들어섰을 때, 이러한 실종과 정치적 살인 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의 문제는 핵심적인 과제로 제기되었다. 그러나, 당국은 인권 침해 가해자를 거의

조사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이러한 인권 유린 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 받은 군인은 단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지금까지도 과테말라에서 ‘실종’과 정치적 살인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창조/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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