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라니, 파라카나, 콜라, 토바, 오고니, 리수…. 이 생소한 이름들은 무엇일까? 아주 오랫동안 자신들의 땅에서 살아왔으나, 이제는 발붙일 곳 없는 땅끝에서 살아가야 하는 선주민의 이름들이다. 북아메리카에 150만, 멕시코와 중앙 아메리카에 1300만 등 현세계에는 3억 정도의 선주민 인구가 살아가고 있다. 유럽인들의 오스트레일리아와 아메리카 이주에 뒤이은 세계시장의 발전으로 이들의 삶은 황폐화의 길을 걸어왔다. 전쟁과 질병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토지와 다른 자원을 빼앗겨야 했으며, 오늘날 그들의 후손들은 대부분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아무런 힘이 없는 상태로, 사회의 주변부에서 살고 있다. 한 예로 미의회의 알라스카 선주민에 관한 보고서는 “선주민은 이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며, 질병과 알콜 중독, 자기파괴적 행동, 문화적 붕괴, 자존감의 상실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수 주민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가장 격렬한 대립은 보통 땅을 둘러싼 것이다. 많은 선주민에게 땅은 그들 전래의 생존 방식, 사냥이나 채취를 위한 대상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땅은 그들에게 정신적, 심리적 안정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그들에게 남아있는 얼마 안되는 땅조차 자원을 개발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국가와 다국적 기업의 끊임없는 침탈로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선주민들은 자신들의 땅에 대한 통제권을 얻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유엔은 이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하여 95년부터 10년간을 유엔이 정한 ‘국제선주민의 해’로 정했다. 이 기간이 끝날 때면 선주민 인구가 그들이 속한 국가와 평화로운 대화 관계를 유지하며 살 수 있을 것인지, 이들의 땅에 가해온 다국적 기업의 끊임없는 자원 착취에 있어 어떤 태도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선주민이 자신들의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며 살 수 있기 위한 국제적 지원이 있을 것인지는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이들은 땅끝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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