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장신구와 구슬

인권해설

땅의 영혼을 믿으며 땅과 호흡했던 사람들, 그러나 자신이 살아왔던 땅에서 추방당한 사람들. 세계 인구 가운데 3억을 차지하는 원주민(indigenous people)들은 ‘국가’의 탄생에 의해 땅에서 쫓겨난 이후 문화적 차별과 생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고래잡이를 생업으로 살아온 북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70년대에 제정된 캐나다 연방어획규제에 의해 고래잡이를 금지 당했다. 원주민들의 땅에 석유탐사와 대량벌목이 이루어져 삶의 터전이 망가지고 있지만 땅에 대한 원주민들의 권리는 인정되지 않고 있고, 발전에 대한 혜택마저도 모두 부유한 엘리트층에 집중돼 원주민들은 극심한 빈곤과 억압에 시달리고 있다. 인디언의 아동과 유아들에게는 공인되지 않은 실험용백신이 투여됐고 수천명의 여성들은 자신들의 동의없이 불임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것을 반증하듯 미의회가 만든 알래스카원주민위원회는 94년 연구보고서를 통해 “원주민은 이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고 질병과 알콜중독, 자기파괴적 행동, 문화적 붕괴, 자존감의 상실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자인한 바 있다. 원주민 문제의 핵심은 국가가 땅에 대한 원주민들의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원주민을 국가의 테두리 안에 넣으려 하는데 있다. 이에 따라 유엔은 원주민에 관한 인권선언을 채택하는 한편 지난 95년부터는 ‘국제선주민의 10년’을 선포해 적극적인 원주민 권리보호와 자결권 획득에 나섰다. 하지만 국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원주민이 자신들의 땅으로 되돌아갈 날은 아직도 멀기만하다.

<유해정/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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