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생일 축하합니다, 모그라비씨

인권해설

20세기 말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는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협상이 재개되고 있다. 95년 이스라엘 극우파에 의한 라빈 총리의 암살 이후 중단되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99년 7월 에후드 바라크 신임 총리의 취임으로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아랍전쟁의 영웅 이스라엘 라빈 총리는 92년 취임과 함께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추진하여 95년에는 역사적인 오슬로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 점령지역 일부에서 팔레스타인의 자치가 시작되었고, 이스라엘군의 철군이 단행되었다. 그러나, 95년 11월 라빈 총리의 암살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협상과 이스라엘군의 철군도 중단되었다. 99년 7월,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 취임 이전 네타냐후 총리 시절에는 이전의 라빈의 협상을 무위로 돌리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다.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취임 직후 와이버리협정(와이Ⅱ 협정)을 통해서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내 이스라엘군의 11%를 2000년 연초까지 단계 철수, 팔레스타인 수감자 3백50명 석방, 팔레스타인 지위협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또, 99년 11월 2일에는 오슬로에서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인정, 군사력의 보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1백60여개에 이르는 이스라엘 정착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국경선 확정 문제 등을 다루는 협상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인정 등 팔레스타인의 지위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이 예루살렘을 분할해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양보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파간의 평화협상은 정치·군사 문제에 있어 진보는 보이겠으나, 수천년 동안 갈등의 근원을 형성해온 종교 문제는 여전히 분쟁의 불씨로 남아있다. 물론, 이-팔간의 정치적, 군사적 평화협상도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와이Ⅱ협정 체결에 반대해 버스폭탄테러를 저지른 이스라엘 극우파,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인 하마스의 반대는 결코 만만치 않다. 여기에 PLO 아라파트 의장의 독재에 대한 높아지는 비판의 목소리, 아랍국가들과 미국의 이해관계 등은 오랜만에 조성되는 이-팔간의 평화협상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동 갈등의 핵심인 이-팔간의 오랜 반목과 갈등은 점차 평화를 위한 이행단계로 접어들었다. 라빈이 뿌려놓은 평화의 씨앗이 이제 피로 얼룩진 사막에서 싹트고 있는 것이다.

<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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