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모타라마

인권해설

최근 <공감>에서 여성인권을 주제로 작은 세미나를 했는데, 논쟁이 있었다. 한국은 과거에 비해 여권이 신장되었으며,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문제된다는 의견으로 촉발된 논쟁이었다. 과연 한국이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문제될 만큼 평등한 국가가 되었을까.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3년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성평등 순위는 136개국 중 111위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순위는 아랍 국가들과 비슷하였다. 한국은 여전히 경제 참여와 정치권력 등에서 심각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 설문조사 기관에서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러한 한국의 성평등 순위에 대한 인식조사를 하였는데, 남성응답자와 여성응답자 사이의 의견 차이가 컸다. 남성의 경우 성차별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한국이 하위권이라는 점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여성의 경우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고 아직 한국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느꼈다. 현실과 인식 차이의 간극이 크다. 저성장의 경제 상황 속에서 취업난을 겪고 있는 남성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위기감이 ‘남성에 대한 역차별’ 때문이라고 오조준된 것은 아닐까. 과연 이 지구상에서 여성들은 자유와 평등을 얼마나 누리고 있을까.

 

여성에 대한 억압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다. 2009년, 아프가니스탄은 시아파 가족법(shia Family Law)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의하면 여성은 남편의 허락 없이 외출할 수 없으며, 남성의 성적 요구에 대해서 거부할 수 없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가 득세하며 여성에 대한 억압이 강화된 것은, 서구국가들의 침공 영향이 크다. 영국군이 점령하였을 당시 영국 군인들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 아프가니스탄 문화 속에서 낯선 경험이었고, 아프가니스탄 남성들은 ‘여성에 대한 존중과 보호’라는 이름으로 여성들을 억압하고 있다. 여성들의 권리,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면 서구세력의 추종자들로 매도한다. 한 사회의 지배세력은 자신들의 통치체제와 지배이데올로기를 강화하기 위해서 전통과 종교, 사회규범 그리고 법이라는 이름으로 그 사회의 취약한 집단을 억압한다. 여성의 자유와 평등을 위한 투쟁은, 그래서 여전히 불온하고 급진적인 투쟁이다.

 

장서연(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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