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농부, 저항을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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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생산하는 것이 농업이고, 농민들이 이 일을 한다. 하지만 지금은 식량 생산을 대부분 농민이 아닌 기업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 바람에 콩, 밀, 옥수수 같은 작물이 꼭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축 사료, 바이오디젤로 쓰이기 위해 더 많이 생산되는 지경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 장 지글러는 “부유한 사람들이 먹을 고기를 살찌우기 위해 빈곤층의 식량이 가축 사료로 들어간다(Rich people’s animals eat the poor man’s bread)”고 말할 정도다. 더 많은 생산을 위해 다국적 기업들은 남미의 넓은 숲을 다 없애고, 생산성이 높은 유전자조작 콩을 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 동안 파라과이 동부의 80퍼센트를 차지하던 숲은 8퍼센트로 줄어들었다. 콩의 경우만 보더라도 세계 콩 재배지 70퍼센트 이상이 유전자조작 콩을 재배하고 있다. 비행기에서 남미를 내려다보면 콩 재배지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는 말이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결국 몬산토 같은 기업들 덩치가 수십 배 커지는 동안, 20만 명이 넘는 소농들은 농업과 농촌을 버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몬산토가 만든 제초제(라운드업)에 내성을 지닌 종자(라운드업레디)를 심으면 경작지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비행기나 트랙터로 서너 번 제초제를 뿌리면 그만이다. 내성이 있는 종자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유전자조작 종자가 아닌 전통 종자들은 다 죽는다. 경계를 넘어서는 농약 살포 때문에 현지의 소농들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파라과이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브라질에서는 더 심각해 소농들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그저 땅과 전통적인 농업 방식을 지키려던 사람들이 범죄자가 되는 이 현실이 불편하다면, 참여해 볼 만한 날이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5월 25일, 몬산토 반대의 날 행진을 조직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http://occupy-monsanto.com/ 고이지선 (녹색당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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