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후 팔레스타인 땅에 거주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로 추방하고 그 자리에 나라를 건설한 이스라엘은 이후 아랍 여러 나라들과 빈번한 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자리잡았다.
1967년의 제3차 중동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고란 고원(시리아), 시나이 반도(이집트), 요르단강 서안 지대, 가자 지역을 점령했다. 이들 지역에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이주시켜 정착촌을 세웠고,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반 이스라엘 투쟁에 대해 무력 진압으로 일관해 숱한 사상자를 냈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과의 오랜 반목은 세계의 화약고로 중동을 지목하는데 그 누구도 주저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런 중동에서 평화의 기운이 비로소 싹튼 것은 1992년 이스라엘 총선거에서 라빈이 이끈 노동당이 승리하면서부터다. 라빈 정권은 아라파트가 이끄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의 8개월간에 걸친 협상 끝에 이스라엘과 PLO와의 상호 승인, 가자지구 및 에리코에서의 팔레스타인의 잠정적 자치 시작, 자치 지역 확대를 위한 교섭, 점령 지역의 최종적인 지위를 5년 이내에 결정하기 위한 교섭 등에 합의했다. 이런 합의에 기초해 1994년에는 가자 지구와 예리코에서 팔레스타인의 자치가 시작되었고, 1995년에는 헤브론 지역을 제외한 요르단강 서안의 6개 주요도시와 450개 마을에서 27년만에 이스라엘군이 철수했다.
하지만, 중동 평화 협상의 주역이었던 라빈 이스라엘 수상이 1995년 11월 평화 협상과 철군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극우파에 의하여 암살되었다. 그후 이스라엘 우파 정부의 이스라엘 군 철수 연기와 협정 위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아라파트 대통령의 독재와 이에 따른 하마스 등 강경파의 투쟁 등이 뒤엉켜 중동에는 테러와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재연되고 있어 여전히 세계의 화약고로 남아 있다.
<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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