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곁이 되고자 했던 2021년

소식

여섯 번의 상영회

추모와 저항의 특별 상영회 “지금, 트랜스젠더로 살다” 2021.3.22.~5.17.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연대 상영회 “끝나지 않는 나크바” 2021.5.26.~6.2.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특별 상영회 “나중은 없다” 2021.6.10.~6.23.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달 기념 상영회 “우리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2021.11.20.~11.30.

BDS 연대 상영회 “거기에선 상영하지 않습니다” 2021.11.29.~12.9.

2021 서울인권영화제 연말 상영회 “다시, 함께, 내일도!” 2021.12.27.~1.2.

2021년의 서울인권영화제는 여섯 번의 상영회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고 좀 더 연결되고자 했습니다. 부고가 많았던 작년 봄, 추모와 저항의 마음을 담은 상영회를 열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길 바랐습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군사 점령을 규탄하며 연대하는 상영회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자리를 마련하여 텔아비브국제LGBT영화제를 보이콧한 신승은 감독과 함께 관객들을 맞이했지요. 10만행동으로 평등한 세상을 함께 외치는 데 힘을 보태고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특별 상영회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상반기를 보내고, 새로운 플랫폼 HRflix의 첫 상영회로는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달을 기념하며 “우리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를 통해 자긍심을 모았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며 이스라엘의 핑크워싱에 저항하는 Queer Cinema For Palestine의 일환으로 BDS 연대 상영회를 개최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다섯 번의 상영회를 돌아보며, 놓친 영화를 다시 모아보는 연말 상영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생활과 생존에 치여, 혐오와 차별에 분노하며 힘든 한해를 보낸 것 같기도 하지만 서울인권영화제의 상영회들이 우리 서로를 보듬어주고 한 보 내딛는 힘을 건네는 자리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관객으로서, 후원활동가로서, 동료 시민으로서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마음 모아 상영회를 함께 준비해주신 영화인들께, 미디어활동가들께도 깊은 감사와 애정을 보냅니다.

새해에도 서울인권영화제는 서울인권영화제로서 할 수 있는 바를 다하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모이고 연결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25회 서울인권영화제를 통해 투쟁의 현장을 우리 곁으로 당겨오고 평등의 감각을 함께 나눌 수 있길 기대합니다.

 

새로운 플랫폼 HRflix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2020년 코로나19 인권영화제를 시작으로 온라인 영화제, 상영회에 도전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고 차근차근 새로운 시도들을 쌓아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장애인접근권 실현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있었고, 접근권에 대한 고민을 다시금 하기도 했지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온라인 상영을 통해 많은 이들과 만나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이야기의 장을 만드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자 지난 11월, HRFlix를 개국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으로 부깽님과 함께한 작업이었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에 신이 나서 보다 적극적으로, 보다 손쉽게 상영회를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얼굴을 맞대지 않고 인권의 감각을 나누는 일은 어렵지만 소중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막연한 꿈을 현실로 가져다 주며 서울인권영화제의 든든한 동료가 되어주신 부깽님께도 정말 감사합니다.

 

BDS, 조금 더 가까이

2016년 이후로 서울인권영화제는 “BDS”라는 생소한 운동을 우리의 곁으로 더 가까이 가져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의 불법 군사 점령에 저항하며 팔레스타인 민중과 연대하는 것을 어떻게 서울인권영화제의 방식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지요. 2021년에는 두 번의 연대 상영회와 인권단체 대상 워크숍을 여러 차례 가졌습니다. 2020년에 BDS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소개하는 책자를 발간한 데 이어 조금 더 가까이, 인권운동에서 BDS운동이 어떻게 닿아있는지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후원행 프로젝트의 티켓 이미지

“서울인권영화제의 ______를 후원행”

지난해 도전했던 후원행 프로젝트를 빼놓을 수 없죠. 처음 기획했던 것보다는 작은 규모의 캠페인이 되었지만, 후원행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서울인권영화제에 대한 많은 분들의 애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후원행 인터뷰 시리즈에서는 자원활동가 레나, <기억의 전쟁> 이길보라 감독, 에이유디사회적협동조합 장정수 문자통역사, 방송작가유니온 활동가 김한별님이 이야기하는 서울인권영화제를 기록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있기도 했습니다. 게더타운으로 꾸민 마로니에공원에서는 소소한 후원의 밤을 열기도 했고요.

2021년 후원행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주신 서울인권영화제 후원홍보팀 활동가들과 후원행 인터뷰로 힘 불어넣어주신 네 분, 후원의 밤에 찾아와주신 분들과 새롭게 후원활동가로 함께해주신 분들 모두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후원행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서울인권영화제의 튼튼한 활동을 위해 계속될 예정이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사진. 차별금지법 연내 쟁취 농성장 앞에 스무

차별금지법과 함께 보낸 가을과 겨울

2021년은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위해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따로 또 함께 힘을 모은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도 9월의 온라인 농성, 11~12월의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농성단에 함께했습니다. 사무실보다 바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실 작은방에서 종일 컴퓨터를 조작하며 여러 활동가들을 만나 웃음을 나누던 시간, 국회 앞에서 추운 날 오돌오돌 떨면서도 평등수크린의 관객, 이야기손님을 맞이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농성단의 이름이기도 했던 연내 제정 쟁취는 다하지 못했네요. 수많은 동료 시민들이 함께 평등을 외치고,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출발선이라도 마련해야 함을 셀 수 없이 많은 자리에서 이야기하고, 심지어는 통계적 숫자로도 보여줬지만 정치권은 아직도 더딥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위에서 우리의 방식으로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혐오와 차별 없는 미래를 함께 상상한 경험은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농성단은 이 힘을 이어 현재 차별금지법있는나라만들기 유세단으로 전환하여 활동 중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도 기획단으로 함께합니다.

 

상임활동가 콤비의 좌충우돌 생활

8년이 넘게 7번의 서울인권영화제를 개최하며, 서울인권영화제의 방식으로 인권운동을 고민하고 실천해온 상임활동가 레고의 안식년 이후 7월부터는 고운, 심지 콤비가 서울인권영화제를 꾸려나갔습니다. 좌충우돌 서툰 점도 많았지만 물심양면 함께 서인영을 꾸려나간 자원활동가들과 인권활동가로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준 다른 단체와 활동가들께 참 감사한 한해였습니다. 레고 활동가는 9년의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을 지난해 마지막날 정리했는데요, 레고님의 미래 활동을 응원하며 고운, 심지와 자원활동가들은 서울인권영화제의 미래를 열어가려 합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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