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해설: <당신의 사월>은 어떠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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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만 6년이 훌쩍 넘었다.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났지만 4월 16일 그날의  아침은 여전히 분초 단위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나만 그럴까 싶어 주변에 물어보면 대부분 자신도 그렇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는, 다함께 지고 가야 할 십자가여서 그런 것일까. 그날을 지나 온 우리는 모두 세월호 참사의 목격자이자, 당사자이다. 영화 <당신의 사월>은 그런 우리들, 나,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이다.

감독이 영화 출연을 제안 했을 때 거절할까도 싶었다. 세월호 참사 작가 기록단으로 <금요일엔 돌아오렴>과 <다시 봄이 올 거예요>(창비)를 통해 유가족의 목소리가 이 사회에 들리도록 하려고 했다지만, 지금은 ‘참사의 해결은 누구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다’ 생각하고 지낼 뿐, 실천적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절을 못한 이유는 바로 동일한 이유, 즉 실천적 활동을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마음의 무거움 때문이었다. 미안함에 지지 않으려고 참여했다. 미안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실의 배를 더 침몰시키는 게 아닐까.
사실 많은 이들이 열심히 투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부끄럽다며 계속 삼킨다면, 침묵만 하나 하나 쌓여갈 것이다. 그러다 결국, 우리가 함께 했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노래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다짐이 물거품으로 되지는 않을까. 사람은 미안함이 크면 처음엔 숨을 쥐구멍을 찾다가, 미안함이 계속되면 결국 자신을 합리화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우리 모두 항상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위해 크고 작은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가. 진실의 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오늘도 작은 실천들로 고군분투하고 있지 않은가. 노란 리본을 달고 붙이고, 노란 팔찌를 끼는 등. 그 작은 움직임들이 모이다 보면 언젠가 거대한 파도가 될 수 있을지도! ”<당신의 사월>은 어떠했느냐”고 영화는 묻는다. 영화를 보며 답하자. 아직도 우리는 그 사월에 살고 있으며, 잊지 않을 것이고, 그 사월을 가린 장막을 걷어낼 때까지 끈질기게 그날의 기억을 가져갈 것이라고.

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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