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장 시민의 힘으로 앞당겨 온 대선에서 평등의 이야기가 사라진 가운데, 페미니스트・퀴어 권영국 지지 선언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활동가 소하는 기자회견에서 한 명의 트랜스젠더로서 사회에서 만연한 트랜스젠더 차별을 이야기하고 대선에서 성소수자 차별반대를 얘기한 권영국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습니다.
소하의 기자회견 발언문을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소하입니다.
저는 트랜스젠더 여성입니다.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끊임없는 혐오와 차별에 직면합니다. 트랜스젠더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죄악시하는 목소리들이 공공연히 존재하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다”는 이유만으로 트랜스젠더를 이상하게 바라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비정상이 아닙니다. 여러분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이며,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입니다.
트랜스젠더에게는 ‘포괄적인 성평등’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는 트랜스젠더만을 위한 요구가 아닙니다. 성별로 인해 차별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트랜스젠더는 주민등록증 성별과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구직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일할 능력은 충분한데도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만으로 탈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성별에 관계없이 사람을 채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이런 차별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트랜스젠더뿐 아니라 성처별 받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별을 이유로 기회에서 배제되는 일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트랜스젠더에게는 안전한 개인 공간이 필요합니다. 공공화장실을 이용하는데 눈치를 보아야 하고 공공탈의실 사용은 불가능합니다. 성중립적인 화장실, 탈의실 등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다면, 어떨까요? 트랜스젠더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트랜스젠더가 자신이 선택한 성별로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주민등록증의 성별 표기를 보다 쉽게 정정할 수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성별 표기를 아예 없애는 방향으로 논의되어야 합니다. 성별 정보가 중요하지 않는 사회가 구축되면 성별로 차별받는 모든 이들이 평등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나중에”를 기다릴 수 없습니다. 나중은 너무 늦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사회적 무관심과 제도적 차별 속에서 고통받고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변화는 지금 당장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여전히 성평등을 말하기는 커녕 성소수자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오직 민주노동당의 권영국 후보만이 성소수자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그 약속은 저에게, 그리고 많은 트랜스젠더들에게 큰 희망이 됩니다.
트랜스젠더도 존엄한 존재로, 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권영국 후보를 지지합니다. 우리 모두가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여러분의 연대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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